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1년 재지정,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 촉각
지난 8월 26일부터 서울 전역과 수도권 상당수 지역에서 외국인의 주택 거래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1년 더 연장됐다. 2025년 8월 처음 시행된 이 제도가 만료를 앞두고 재지정되면서, 외국인 부동산 투기를 둘러싼 정부의 규제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수요와 무관한 매입 수요를 걸러내겠다는 취지지만, 시장에서는 거래 위축과 절차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재지정의 배경과 구체적인 내용, 그리고 시장에 미칠 파장을 짚어본다.
1년 만에 다시 연장된 이유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20일 공고를 통해 기존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하고, 8월 26일부터 2027년 8월 25일까지 1년간 효력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애초 이 제도는 2025년 8월 26일부터 2026년 8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것으로,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정부가 시장 상황을 재점검한 뒤 연장을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외국인의 국내 주택 매입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 갭투자성 거래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매수가 여전히 관측된다고 판단, 규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연장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상 지역은 어디까지인가
이번에 재지정된 구역은 서울시 전역과 인천시 7개 구, 경기도 23개 시·군 등 수도권 대부분을 포괄한다. 개별 지자체 단위로도 재지정 절차가 이어지고 있는데, 평택시는 전 지역이, 안성시 역시 전역이 2026년 8월 26일부터 2027년 8월 25일까지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다. 인천 미추홀구(옛 제물포구 일대 포함) 등 일부 자치구도 같은 기간으로 지정 효력이 연장됐다. 이처럼 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규제망 안에 들어오면서, 외국인이 실거주 목적 없이 매입할 수 있는 지역은 사실상 크게 줄어든 셈이다.
허가 대상 주택과 절차
허가 대상이 되는 ‘주택’은 건축법 시행령 별표1에 따른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이며, 오피스텔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외국인이 이들 주택을 거래하려면 계약 체결 전 부동산 소재지 시·군·구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이뤄진 거래계약은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즉 허가는 사후 신고가 아니라 계약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절차라는 점에서, 기존의 신고제 방식보다 훨씬 강한 규제로 평가된다.
실거주 2년 의무와 이행강제금
허가를 받은 외국인은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해당 주택에 입주해야 하고, 주택 취득 이후 2년 동안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 임대나 재매도 등으로 실거주 요건을 지키지 않으면 위반으로 간주된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시·군·구청장이 3개월 이내 이행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이행강제금이 반복 부과된다. 이행강제금은 토지 취득가액의 100분의 10 이내에서 위반 정도에 따라 차등 부과되는 구조여서, 규정을 어길 경우 상당한 금전적 부담을 질 수 있다. 이는 실수요가 아닌 투자·투기 목적의 매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이번 재지정이 외국인 매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일부 지역의 거래량을 계속 억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규제가 처음 도입된 이후 해당 지역에서는 외국인 명의의 갭투자성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거주 목적의 외국인 수요자 입장에서는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입주·거주 요건을 지켜야 하는 부담이 커진 만큼, 실수요 거래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아울러 이번 조치는 국내 대출 규제 강화, 8·13 공급대책 등 정부의 전반적인 부동산 안정화 기조와 맞물려 있어, 수도권 주택시장 전반의 관망세를 당분간 더 길게 이어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남은 과제와 지켜볼 점
제도가 두 번째 해를 맞으면서, 실효성에 대한 점검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피스텔처럼 규제 대상에서 빠진 주택 유형으로 투기 수요가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효과’ 가능성, 그리고 실거주 요건 위반 여부를 지자체가 실제로 얼마나 촘촘히 확인할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관건으로 꼽힌다. 정부는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필요시 대상 지역이나 기간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내년 재연장 여부와 함께 세부 운영 방식의 변화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주택 매입을 계획 중인 외국인 거주자나 실수요자라면, 대상 지역 여부와 허가 절차, 실거주 의무 기간을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 콘텐츠는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부동산·의료에 대한 전문적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결정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